기독 서적 리뷰

예수가 가르친 제자도

읽고쓰고나누고 2023. 11. 6. 01:03

예수가 가르친 제자도 찰스 스펄전 지음 (고양: 터치북스, 2023)

 

‘끌리면 오라’는 어느 광고의 카피를 제대로 사용했던 캠퍼스 선교단체의 문을 두드렸던 지난날의 나(아마 그때 그 선택이 아니었다면 나는 분명히 록밴드 동아리에 들어갔었을 테니). 그리고 그곳의 국어 명칭은 ‘제자들선교회’였다. 당연히, ‘제자도’에 대해서 배우고 집중하고 알아가고 나아가는 삶을 꿈꾸던 곳이기도 하다. 마태복음서의 28장 19~20절 말씀을 열심히 외우던 기억과 아침에는 모여서 Q.T.를 하고 점심에는 찬양 그리고 전도 다녔던 추억들.

 

지금도 선후배 간의 연락이 왕왕 이어지고, 단체를 열심히 섬기고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돕는 선교사님들(캠퍼스 선교사이기에)을 응원하게 된다. 예수 믿는다는 게 무엇이길래, 그리고 제자도 무엇이길래 이렇게 이어지고 이어지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걸까.

 

설교의 황태자라고 불렸던 스펄전의 설교 중에서 엄선된 7편의 글. 특별히 제자도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책을 이번에 읽어보았다. 정확히 표현하면 글로 된 설교를 만난 것이라 해야겠다. 19세기 영국의 스펄전과 21세기 한국의 내가 글로 만난다.

 

우리는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이 세상에 오지 않았다. 53쪽

 

잠시 이 땅 위에 와서 먹고살다가 떠나가는 먼지와 같은 존재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 있음을 믿는 게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해본다. 나만을 위하여 살지 않고 타인을 위해서 나누는 삶을 사는 이유가 있으리라. 좀 더 신앙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이 세상만이 아니라 다른 세상으로 이어지는 삶이 되리라 믿기에 그곳으로 잘 나아가기 위해서, 같이 가기 위해서 나누는 게 아닐지.

 

많은 이들이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기아와 같은 고통을 목도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허무함을 느끼고 인생에 다른 의미가 없는지 스스로 물어보기도 한다. 아주 드문 경우에 그들이 묻게 되는 삶의 이유에 답할 수 있으려면 어떠해야 할까. 삶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그리스도교적 표현으로 하자면, 제자의 삶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교회의 성도들이 어디에 있든지 모든 일에서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는 것보다 교회를 위해 더 좋은 일은 없다. 70쪽

 

예수께서는 “나를 따르라”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 부름에 응답해서 나아간 이들이 있다. 그들을 우리는 ‘제자’라고 불렀다. 제자는 단순하다. 그분을 따라서 살면 되는 거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기까지 많은 걸 내려놓아야 함을 안다. 가진 게 많을수록 그것이 재산이든 명예든 간에 더욱 어렵다. 그래도 그 길을 걷고자 따르던 이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다.

 

<예수가 가르친 제자도>를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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