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그리스도인은 왜 악을 선택하는가

읽고쓰고나누고 2023. 11. 4. 21:31

기독교인은 왜 악을 선택하는가 김선주 지음 (서울: 삼인, 2023)

 
중학교 도덕 시간이 생각난다. 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 등을 배우던 시간쯤이었을까. 왜 사람은 악에 이렇게 관심을 두게 되는지 궁금하기 시작한 날이었으리라. 그 이후로 절대선과 절대악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게 진실이고 정의로 느껴지지만, 상대방으로서는 이게 악마일 수 있겠단 생각들.
 
그리스도교의 경전에서 만나게 되는 악의에 찬 모습의 인물들과 그 일련의 행동들의 결과는 참담했다. 그런데 왜 악을 막지 못하고 바라보게만 되는 걸까 싶었다. 창세기의 선악과 이야기로 시작해서 욥이 겪는 고통까지 많은 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악의 모습은 아픔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결국에 나는 신정론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집중하게 될 수밖에 없었던 신앙인이 되어갔다. 그래서 관련된 책들을 읽게 되는 그런 사람이랄까(죽음과 관련된 책도 좋아했던 거 같다). 덕분에 책도 좋아하게 되고 많이 읽게 되었다. 그렇게 알게 된 좋은 분, 애정하는 책방 #책읽는다락서원책방 의 책방지기님께서 선물로 주신 책을 이번에 읽었다. [Warning]. 생각보다 많이 래디컬할 수 있는 책을 읽어야 함을 생각하며 집중하게 되었다.
 
지난번에도 읽은 뒤 소개한 바 있는 김선주 작가의 글이기에 누군가에게는 매우 당혹스럽거나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할 내용이 담겨 있다.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겨우 이거밖에 안 되는 건가 싶은 부족한 마음이 들기도 할 테고.
 

지금 우리는 기독교라는 신성한 영적 공동체를 통해 자기 몸을 내어주기까지 타자를 사랑한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가고 있는지, 아니면 기독교라는 당파성을 위해 하나님의 이름으로 누군가를 혐오하고 증오하며 학살을 정당화하는 모임에 속해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24~25쪽

 
중세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나라가 서로에게 칼과 창을 들이밀면서 기도했을지 싶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라는 외침을 가지며, 승리하겠다는 그 욕심 덩어리였던 왕들. 결국, 자신의 안위와 욕망을 위해서 타인을 이용하던 이들이 아니었나 싶다. 이와 반대로 그리스도는 사랑하셨는데.
 
작가의 글을 계속 읽어가면서 만나게 되는 문장들은 삶의 변화를 촉발하는 부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모두가, 다, 완벽히 변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으니 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용하신 주님처럼, 스스로 애써서 포장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다 보면 아래에 옮겨본 문장이 나의 내면에도 적용되는 게 아닐까.
 

나의 편리함을 버리고 조금 불편하게 사는 게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일 수 있습니다. 221쪽

 
일회용품 소비를 줄이는 게 그 첫걸음이 되지 않으려나, 주님이 지으셨다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그 창조물을 지켜내기 위해서 말이다. 책에서 이 외에도 많은 문장을 만날 수 있다. 그 가운데에서 나의 신앙과 삶을 점검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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