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종교학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읽고쓰고나누고 2022. 7. 13. 20:01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인터뷰어 이혜성 (고양: 북오븐, 2022)

 

교회, 떠나다, 사람 이 세 가지 단어가 각자의 의미를 되짚어 가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긴 여정이 될 수 있음을 안다. 느낀다. 바라본다. 그런데 이 단어들이 하나로 모여 문장이 되어 나타났다.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교회로 첫발을 내딛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곳에서 나오는 이들도 존재함을 안다. 봤었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에둘러서 표현하고 숨기기 급급해한다. 그러나 그들은 무존재가 아니라 존재하는 인격체가 아닌가.

 

떠난 혹은 떠나고 있는 혹은 떠나려고 하는 이들을 인터뷰한 뒤에 그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빠른 시간 안에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담겨 있는 그들의 목소리는 계속 나를 감싸지 않을까.

 

어떤 공동체든 절대 흔들림 없는 소속감을 주지 못합니다. 심지어 혈연과 사랑으로 뭉친 가족도 말이죠. 44쪽

 

돌이켜 보면 처음 신앙을 가졌을 때부터 하나님은 믿었지만, 교회 어른들은 믿을 수 없었고 싫었어요. 98쪽

 

인터뷰어가 책의 일러두기에 그리고 말미에 적은 것처럼, 모든 내용에 동의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이 왜 교회를 떠나는지를 보게 되는 것은 나를 다른 차원으로 이끌어 주리라 생각한다(그것이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이거나).

 

공간으로서의 교회, 모임으로서의 교회, 공동체로서의 교회 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게 만든 구조적인, 정치적인, 개별 상황이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만든 것일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교회는, 사람은 존재한다. 떠났을지라도 그들은 이곳에서 살아간다.

 

포스트모던 사회를 넘어선 포스트코로나로 인하여 교회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그리고 보다 더 교회란 무엇인가를 곱씹는 이들이 생겼고, 떠나갈지 모른다. 그들을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이 아파하고, 안아주고, 공감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교회로 올 수 있기를.

 

자세히 세어보면 8명의 두상이 보인다
뒷면에도 많은 두상이 있다. 이만큼이나 교회를 떠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일까

 

책의 말미에는 여백 페이지가 있는데 생각을 정리하기를 바라는 출판사의 배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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