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종교학

인문학으로 기독교 톺아보기

읽고쓰고나누고 2022. 8. 10. 00:08

인문학으로 기독교 톺아보기 이수환 지음 (서울: 세움북스, 2020)

 

쉽지 않은 단어가 세 개나 조합이 되어 있다. ‘기독교’, ‘인문학’, ‘톺아보기’. 대체 이 조합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게 만드는 그런 제목이기도 하다.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기독교 개론 수업 시간의 교재인가 싶기도 한 그런 느낌. 그런데 책을 열어보면 이것은 교양 필수로 채플처럼 들어야만 하는 과목의 주교재라기보다는 뭔가 다르다.

 

일단,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게 일반적인 교재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 또 다른 특이점은 성경구절에 대한 인용이 엄청 많다. ‘톺아보기’라는 단어의 뜻처럼, 샅샅이 찾아보는 느낌적인 느낌임을 엿보게 해주는 것 같다.

 

겉표지와 장별 표지는 매우 세련된 디자인을 느끼도록 해준다. 마치, 이 책 어렵지 않아요. 한 번 읽어보라고 말하는 것처럼. 부제로는 ‘나를 위한 기독교학 개론’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읽다보면 이 책의 주요 독자가 어디쯤인지 가늠하게 된다. 일단 현대의 교육을 충실히 받아서 과학의 세례를 받은 이들에게 그럼에도 신앙이 무엇인지 궁금하고 부모님들의 신앙 유산에 반발을 갖기보다는 이해를 더하고 나아가서 신앙의 유산을 이어받을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이들이 아닐까 싶었다. 각 장마다 붙어 있는 부제목들에서 느껴지는 기독교, 하나님, 예수님, 성령 등의 주제는 왠지 조직신학의 뼈대를 잡아가는 느낌도 들고 말이다.

 

사실 돌아보면, 교회를 다니면서 체계적인 교리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간과하거나 놓치는 부분들이 많음을 느낀다. 그리고 정작 내가 믿는 것에 대해서 남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어버버 현상도 경험하게 되고 말이다. 그렇기에 이와 같은 신앙에 대해서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는 책을 읽고 자신의 신앙을 반추해 볼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 아닐까.

 

무엇보다 책의 마지막장이 맘에 들었다. 위르겐 몰트만이 떠오르는 희망이라는 주제 때문이었을까. 교회가 다시금 희망의 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나’는 어떠해야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기 때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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