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지하실에서 온 편지

읽고쓰고나누고 2022. 2. 14. 06:33

지하실에서 온 편지 제행신 지음 (서울: 세움북스, 2021)

 

이 책의 제목만 보면 왠지 지하층에서 예배드리는 대도시의 교회가 떠올랐다. 그러나 조금씩 그 내용을 읽어나가기 시작하면 지하실이 그 지하라는 장소와는 다른 곳임을 알게 된다. 그래도 지하는 나에게는 왠지 피하고픈 장소처럼 느껴지고 여겨진다.

 

반지하의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하 교회에서 예배했던 신앙의 선배도 아닌데 왜 반감을 갖는 것일까. 지하 세계가 연상되기에 그런 것일까. 오히려 겨울에는 따스하고 여름에는 서늘함을 줄 수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선입견은 갖는 것은 아닐까.

 

조금 마음을 가다듬고 책을 살펴본다. 저자이신 제 사모님은 내가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게 이 지하실을 통해서 삶의 위로와 신앙의 강화를 겪으셨고 겪어내고 있다. 자신의 삶을 담아내는 장소에서 그 모든 것들을 에세이라는 형식으로 나눈다. 목회자이면서 노동자의 삶을 사는 남편과 자녀들과 교육까지 꾹 눌러 담은 이야기를 보여 준다.

 

세상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불안해 보이지만, 하나님 안에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 이것은 오로지 주님의 은혜가 아닐까. 자신의 삶을 돌아볼 때에 쉽지 않음을 알기에, 오히려 삶을 살아가는 현실은 가혹함을 알기에, 사모님의 고백이 아름답고 진실하다. 내가 읽었던 글 중에서 나누고 싶은 문장을 두 개 적어본다.

 

산다는 건 가끔씩 일어나는 즐거운 일 빼고는 힘들게 버티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21쪽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의 SNS는 삶을 필터링한다. 나의 페르소나로 감추어진 일상은 날마다 즐거운 이벤트가 가득한 곳이 아니라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는 곳이다. 이것을 억지로 숨기려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전달되지 않는 사랑은 우리가 아무리 우겨도 인정받지 못한다. 173쪽

 

남편(특별히 아빠)들이 많이 하는 실수이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정이라 생각하며 표현치 않는 전형적인 K-남편(아빠). 이러다가 우리 (남편이자 아버지) 다 죽는다고 할 수 있다. 속으로 표현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오히려 오해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글을 통해서 자녀와 부부, 그리고 신앙을 돌아볼 수 있다.이 책을 통해서 고민되는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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