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종교학

초기 기독교의 사회경제사상

읽고쓰고나누고 2022. 1. 15. 00:06

초기 기독교의 사회경제사상 마르틴 헹엘 지음 (서울: 감은사, 2020)

 

마르틴 헹엘의 저작, 이 소논문은 감은사를 통해서 세 번째로 소개되는 책입니다(대한기독교서회에서 첫 번째, 지평서원에서 두 번째). 다시금 우리 앞에 나와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물으신다면 지금의 상황이 보다 더 시의적절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기독교가 꿈꾸는 것, 특별히 책의 표현으로 말한다면 최초기의 기독교는 어떤 사회를 꿈꾸었던 것일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민주주의와 같은 모습이었을까요. 아니면 공산주의와 비슷한 곳을 그려냈을까요. 무엇이 기독교다운 것인지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기에 이 책이 주는 함의가 있지 않을까요. 분량으로는 저자의 또 다른 책, <십자가 처형>처럼 얇습니다. 그러나 그 연구의 깊이는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성서, 민주주의를 말하다>와 다른 논조로 읽어볼 수 있겠습니다.

 

제 원래의 계획으로는 이 책을 자료로 활용하여 당시의 사회경제상과 현대문명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건 내에서의 비교분석을 목적으로 구매했었습니다. 소논문이다 보니 조금은 담담한 문체가 아닐까 우려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너무 좋은, 편안한 문장을 만나게 됩니다. 또한, 소논문이라고 하면 적은 양을 생각하게 되지만, 요건 그렇지 않음을 감안해도 좋겠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책을 살펴볼까요. 책은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부들과 그들이 살던 시대의 법을 살펴봅니다(1장). 이어서 구약과 유대교에서 그려내는 것을 봅니다(2장). 우리의 왕 되신 예수의 말씀과 행동(3장)을 또한 초대교회의 모습 –특별히, ‘사랑-공산주의’라는 용어를 통해서 살펴봅니다.- (4장)을, 바울과 이방 기독교의 모습(5장)도 보게 되지요. 다음으로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 내에서의 질문이 시작됩니다. 기본적인 필요를 넘어서는 재산의 정당성이 있는지 질문이 등장하는 것(6장)이지요. 이에 대한 대답으로 재산에 대한 급진적인 비판(7장), 자족에 대한 대중 철학적 이상(8장), 효과적인 균등함으로의 절충(9장)의 세 가지 형태를 살펴봅니다. 10장에서는 부자에 대한 이해를, 이어서 11장에서는 선행과 자선에 대한 일련의 내용을 보게 됩니다. 12장은 결론입니다.

 

이러한 내용 중에서 저에게 기억에 남는 문장을 남겨봅니다.

 

예수로부터 나온 영향력은 다른 모든 인간적인 권력보다도 훨씬 더 강력했다. 67쪽

 

초기 교회의 윤리는 전적으로 신자들의 공동체성과 관련 있는 공동체 윤리였다. 89쪽

 

‘통치로부터의 자유’에 대한 꿈은 현대의 발명품이 아니다. 101쪽

 

인간의 영향력으로써는 일어날 수 없던 일들이 가능케 된 것은 오로지 예수로 인함이 아니었을까요. 그를 가까이서 보았던 사도들과 속사도, 그리고 그들에게 듣고 배웠던 교부들까지도 각성케 하였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또한, 교회는 예수께서 다시 오심을 임박하게 생각하였었기에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나누는 공동체였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개인보다 함께 함을 강조하는 윤리였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에 대한 열망(혹은 꿈)은 나중에 생긴 것이 아님을 보게 됩니다(자세한 것은 책으로 만나 보세요. 너무 좋거든요).

 

어쩌면 초기 기독교(책의 표현으로는 최초기 기독교)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민주적이지 않았고, 공산적인 곳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모습에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교회는, 기독교는 어떤 이데올로기가 아님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아는 어느 목사님의 표현을 빌려보자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삶이라 생각해 봅니다.

 

성경의 시대, 사도들과 교부들이 살아 숨 쉬던 그곳의 모습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또한 기독교가 추구하는 사회경제사상이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시기를 권하여 드리며

 

우리 동네 도서관은 제목을 라벨로 가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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