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it

나는 지금 푸르다 2010년 가을作

읽고쓰고나누고 2011. 2. 1. 17:08

 

‘나는 지금 푸르다’

 

  푸르고 무성한 잎사귀를 가진 파아란 나무를 바라본다. 어떤 꿈이 열려 있을지 빨간 사과일지 도톰한 밤일지 모른다. 멀리서 바라보면 무척이나 싱그러워 보이는 나무……. 한걸음씩 다가가면 파아란 잎사귀의 단풍나무임을 보게 된다. 열매를 맺기 위해 살지 않는 나무. 그러나 그 나무는 푸르다. 푸른 꿈을 꾼다. 그는 자신의 피를 내어주어 달콤한 시럽을 만들고, 그의 살갗까지 벗겨내어서 드럼의 통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파아란 잎이 붉은 빛을 지난 뒤, 낙엽이 되어 떨어질 쯤이 되어야 할 터이다.

 

  단풍나무를 바라보는 나 자신도 잎사귀가 무성한 나이임에 틀림없다. 비록 남들처럼 인고의 노력 끝에 열매로 무언가를 낳는 존재는 아니지만, 나의 작은 땀방울과 눈물들이 모이고 모여서 단 한 사람에게라도 사랑을 전한다면 성공한 것이다. 더 이상 줄 것이 없어 나의 몸을 던져 주게 된다면 아프리카의 위대한 성자, 리빙스턴을 좇은 삶이지 않은가? 내가 존경하는 마틴 루터 킹 그리고 디트리히 본회퍼는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자신이 바라던 그 꿈을 따라서 내주었다. 그 토대 위에 다른 이들이 더욱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다면, 분명히 행복한 사람, 아낌없이 준 나무와 같을 것이다. 나의 모든 것이 그리스도를 닮아서 내가 아닌 이웃을 사랑하는 모습을 꿈꾼다. 그래서 나는 나의 잎사귀를 더욱 푸르게 하려고, 더욱 무성하게 하려고 햇빛과 같은 은혜를 먹으며 성경의 자양분을 공급 받는다.

 

  ‘시절을 좇아 과실을 맺는’ 나무는 아닐지라도 토양 위에 우뚝 서서 다가올 가을을 기다린다.. 이 세상에서의 성공이 아닌 성공, 비록 진 것 같으나 실상 이긴 것이며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삶이 될 것이라는 고백이 나오길 바라며 오늘도 나는 싱그러운 햇살을 머금는다. 사랑하는 주님의 창조물 나의 이웃을 바라보며 햇살을 머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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