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교리를 다시 생각한다. 도로시 세이어즈 지음 (서울 : IVP, 2009)
교리(Dogma)란 ‘딱딱하다’라고 생각하기 쉬운 순간을 우리는 지내고 있다. 이제는 그나마 신학이란 배울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목회자가 줄어든 상황이지만, 아직도 신학을 배워야 함이 무슨 의미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순간을 지내고 있다. 특히, 기독교 교리를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조직신학이라는 분과이며 교리란 우리가 믿는 바를 서술하여 놓은 것이기에 중요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를 자주 잊고 우리는 무엇을 믿고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기를 애매모호하게 느낀다. 이것에서 조금 더 나아가 보자면 과연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기조차 힘들다. 구원이란 복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학자처럼 말하진 못할지라도 우리가 믿는 바에 대해서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회의주의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바로 이러한 시대를 살던 도로시 세이어즈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당시에 써진 글이 주는바 의미가 크기에 2009년에 우리나라에 IVP에서 발굴(?), 발간하였다. 옥스퍼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최초의 여성이며, 당대 최고의 그룹을 자랑하는 J. R. 톨킨과 C. S. 루이스와 어깨를 견주던 여인이다. 이와 같은 놀라운 사람이 던지는 평신도로서 던지는 질문은 새롭게 느껴졌다.
책을 살펴보자면 총 2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1부는 기독교 교리에 대해서 다시금 짚어보며 2부에서는 창조적 지성이란 무엇인지를 논하고 있다. 책의 표지에는 C. S. 루이스의 짤막한 평이 달려있다. “세이어즈는 세르반테스나 셰익스피어, 몰리에르 같은 성실한 작가가 되기 원했고, 실제로 그런 작가였다. 그녀는 이들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문학에 조애가 깊고 또한 성공회 사제의 자녀로 태어난 세이어즈는 기독교와 어떻게 뗄 수 없는 관계에 맺어져있던 것이다. 글의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1947년에 출판되었다. 그래서 당시의 현장을 느낄 수 있는 표현들이 책에서는 종종 발견된다. 그렇다고 당시의 시대상황이 어떠한지를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2차 대전과 관련된 책들을 읽어본 것이 있었지만, 없어도 괜찮았다.) 그러나 역사를 통해서 반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어떠한 사실을 진술하고 있음을 목도하게 된다. 바로 책의 2부에서 그려지고 있는데,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는 다차원적인 복잡다단한 곳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수학과 같이 계량화된 또는 문제에 대한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음을 자신의 주 작품인 탐정소설의 논리를 통하여서 잘못된 우리의 시각을 교정하려 한다. 물론, 작가는 종용하지는 않지만 무언의 권유를 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창조적 지성으로서 살아가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예술가만이 창조하는 직업이 아닌 직업으로서의 삶도 각자가 맡은 것이 바로 사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임을 이것이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신적인 능력임을 작가는「집회서」를 인용하며 책을 끝내고 있다.
물론, 책에는 이 외에도 풍부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우리가 악에 대한 오해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 다루고 있으며, 창조적 지성이란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으며, 기독교에서 말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임을 증명하는 등 많은 면에서 작가의 필력을 펼쳐내고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신학서적은 아님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신학자들처럼 유려한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위선된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적나라하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창조적 지성을 사용하여서 중요하지만 잊고 있던 또는 잊으려 하는 교리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 작가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교회가 신뢰를 잃은 이유는 신학을 너무 고집해서가 아니라 신학으로부터 도망쳤기 때문이라고 단언하고 단언하는 바이다.”
그렇다. 어쩌면 20세기의 교회만이 아닌 21세기의 교회도 신학을 잃었기에 번영신학이라는 새로운 주류가 들어와서 물들이고 있고, 다른 사조에 흔들리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시점에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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