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들

로기완을 만났다

읽고쓰고나누고 2025. 4. 27. 21:25

로기완을 만났다 조해진 지음 (파주: 창비, 2024) 리마스터판

 

이니셜 L이 나온다. 분명, 로기완이 나오는 소설이라고 제목에서 읽어졌는데 당황했었다. 주인공은 바로 직전까지 방속 작가였다. 그러다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마주하게 된 상황에서 삶의 의미가 흔들렸기에 다시금 의미를 찾아서 나아가길 바랐다. 그러다가 톨레 레게의 문장과 이야기를 만났다. 그래서 이니셜 L을 찾아 나선다.

 

삶의 이유와 길을 묻고 글을 쓰려한다지만, 사실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서서히 밝혀지고 진행되는 이야기 가운데 투사되는 미안함과 그리움과 사랑은 이니셜 K에게까지 이어진다. 이 이야기가 주는 강렬함이 OTT 채널의 영화로까지 이어졌다(요즘 친구들은 책보다 OTT 속 송중기를 떠올릴지도).

 

이니셜 K는 감정 표현에 서툴렀지만, 적당히 사회화되어, 적당한 위로와 아픔을 가리는 가면, 그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 같았다. 그리고 이야기는 날 돌아보게 했다. 분명히 그 안에 나의 모습이 겹쳐 보여서, 투영되기 때문이 아닐까.

 

탈북민, 작가, 청소년, 의사의 이야기가 뒤엉켜 아프고 아프다

 

이런 성찰을 가져다준 책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지난 토요일 마주했던 강연에서의 소개 때문이었다. 강연 후 곧바로 도서관으로 올라가 검색하고, 눈앞에 놓인 책의 겉표지 속 인물은,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느껴져서 결국엔 읽어버렸다. 그리곤 여백의 시간을 가졌다. 이야기가 어디로 날 이끌어갈지 궁금해져서.

 


 

출판사의 리마스터판 소개를 옮겨봅니다.

 

리마스터판에서는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원작의 의미를 충실히 되새기되 최근의 정서에 맞게 일부 표현을 다듬어 새단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