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자 마리아 안정혜 지음 (서울: IVP, 2019)
페친으로 계시는 정통 기독교 북튜버 믿음향기님 덕분에 읽어야겠단 마음을 갖고 있다가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서 다시 뭐 빌려볼 책이 있나 서가를 살펴보다가 발견해서 가져왔고, 당일 밤에 잠이 오질 않아서 바로 다 읽어버린 그 책, <비혼주의자 마리아>.
비혼주의와 거리가 멀고 마리아보다는 요셉 같은 나에게 이 책이 주는 의미가 무엇이 될지 궁금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그리고 삼대째 (아이들은 사대째) 기독교인이 됨에 있어서 정통과 전통과 개혁과 메도디스트의 정체성 사이에서 무엇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을지.
성무선악설, 성선설, 성악설 중에서 성무선악설을 따르고 싶은 사람이지만, 살아가면서 사람의 악만 모습을 많이 마주 하기에 이들을 구원하기 위한 존재가 필요하다고 믿고, 그 믿음에 부합하고 모태쏠로(X), 모태신앙(O)인으로 하여금 소테르는 퀴리에로 이어짐을 믿는다.
대단한 목사님이 그루밍 성범죄에 단호한 태도와 활동을 보여주는 멋짐 텐션 폭발하시기에, 뉴스를 통해서 많이 보는 상황들에, 같은 교단에서의 사고 친 X에 의해, 목회자라도 언제나 범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 나와 같은 사람임을 본다. 유혹에 약한 존재이기에 항상 깨닫고 조심해야 하고, 조심해야 한다. 자신이 독생자 예수가 아니기에 절대로! 네버! 확실히! 이성 간의 상담은 단독 행동을 금하고 동행자가 있어야 함을 다시금 느낀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가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교회를 떠나게 만들어야 할까. 참된 구원자 예수를 만나지 못하게 가로막는 존재가 누구인가. 빻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라고 까고 웃어넘기기에는 위험한 아니, 진심으로 걱정하고 바라보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인 신앙 계열의 이들도 존재한다.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신앙을 바라보는 컬러가 다를지라도, 죄를 죄로 바라보게끔 하고, 그들이 신앙 안에서 살아감을 도울 수 있고, 비혼이든 아니든, 개별자로서 예수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베필(X), 돕는 신앙인(O)이 더욱 나왔으면 좋겠다. 마리아의 고민과, 한나의 고민은 다르게 보이지만 그래서 하나로 만나게 되는 지점이 있다.
만화가 갖는 한계가 있기에, 그럼에도 더더욱 상상력을 자극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 속에서, 교회와 신앙과 삶을 돌아보게 만들어 줌을 믿으며.
[더하는 글]
신앙적인 표현보다 신학적인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 있으나 천천히 곱씹으며 가능하다면 주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독서 모임에서 함께 나누고 고민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비혼부터 바울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다루어짐
- 질질 끌지 않는 빠른 속도의 전개가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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