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교회로 가는 길 장준식 지음 (서울: 바람이 불어오는 곳, 2024)
요즘, 날씨가 참 이상하다. 지금 즈음이면 조금은 더 시원해지고, 뜨거운 날씨가 시나브로 사라져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도로의 열기가 식는 게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가까이 다가온 기후 변화의 모습일까.
그런 즈음에 만나게 된 책, 바람이 불어오길 바라게 되는 출판사에서 나온 <기후 교회로 가는 길>이었다. 기후 그리고 교회, 길이 엮이다니!
잘은 몰라도, 툰베리의 외침이 생각나는 사진을 보긴 했을 것이다. 어쩌면 저 나이에 기후에 대해서 생태에 대해서 저만큼 생각할 수 있을지 싶었고.
그나마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생각하고 바라보게끔 도와주는 책들을 읽었고, 생각해 보았던 과거의 날들이, 또한 집에서 농사를 지었던 것을 봤던 게 도움이 되진 않았을까. 예전에는 시골에서 마을에 까치밥이라고 작은 생명들과 공존하기 위해서 모든 걸 수확하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도 있었다. 마치 성서에 기록된 내용처럼 곡식의 낟알을 줍지 말고 남겼던 것처럼.
책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가 보면, 얇은 책이지만, 각 장의 마지막마다 더 읽어보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9개의 몸 글과 부록까지 알차게 담겨 있고, 무엇보다 기후에 대해서 교회라는 공동체로서 바라보는 생명에 가치를 두고 움직일 수 있기를 바라는 글을 만나게 된다.
사실, 어떤 이들에게는 지구는 하나의 소모성 자원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식민지를 개척하고 나아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존재할 테고, 직선적 역사관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새로운 미래가 다가오기에 다시금 이겨내고 살아낼 존재로서의 인간을 떠올릴 테고.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또한 책을 읽는 독자로서의 나도)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하나님의 피조물임을 그래서 그들을 잘 돌보아 주고, 후손에게 배턴을 넘겨야 하는 선물임을 깨닫게 한다고 할까.
어떤 이들에게는 레디컬해서,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지구의 상태라면 전지구적으로 살아남을 존재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나의 종말은 빨리 다가와도 모르지만, 우주적 종말을 앞당길 필요가 있을까. 그렇게 한다고 주님께서 재림을 빨리 하실 것 같지 않다.
이번에 읽어본 책은 문장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읽은 이들에게는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의 평안을, 안락함을 위협하는 기후 교회로 나아오라고 할 테니.
파괴된 세상을 향해 비통한 마음을 갖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성경을 읽는 그리스도인들이 갖게 되는 아주 보편적인 마음입니다. 29쪽

'기독 서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야를 읽다 (2) | 2024.09.03 |
---|---|
신과 악마 사이 (5) | 2024.09.01 |
주목할 만한 일상 (0) | 2024.08.19 |
그리스도인은 왜 아무거나 먹을까 (1) | 2024.08.08 |
예수의 식탁 이야기 (0) | 2024.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