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종교학

땅에서 하늘을 산 사람들

읽고쓰고나누고 2024. 3. 12. 21:28

땅에서 하늘을 산 사람들 배덕만 지음 (서울: 세움북스, 2023)

 

교회가 이 땅 위에 세움을 받고 난 뒤에 많은 성도가 그곳에서 살아냈고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내가 믿고 자란 교회의 토양에서 주목하는 역사의 증인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나와 조금은 다른 이들을 알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읽으며 은혜롭고 이해를 돕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요.

 

이 책은 12장에 걸쳐서 한국교회 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로교(혹은 개혁주의)의 인물을 만나는 게 아니라 고대와 중세의 교부와 성인, 그리고 개혁가들과 다양한 교파의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한국의 주류가 아닌 타자를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써볼 수 있을까요.

 

그나마 저는 신학에 관심을 두고 있었기에 성 안토니우스, 요한네스 크리소스토무스, 교황 그레고리오 1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얀 후스, 메노 시몬스, 조지 폭스, 존 웨슬리, 마틴 루터 킹 2세의 이름은 들어봤었습니다(웨슬리안이지만 그가 존인지 요한인지 모릅ㄴ...).

 

책의 시작에는 사막에 샘이 넘쳐흐르듯 하나님을 향한 기도가 넘치도록 만들어 간 성 안토니우스가 다루어지며,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을 외쳤던 마틴 루터 킹 2세의 내용이 책의 마지막에 담겨 있습니다. 책을 여닫는 이야기를 나름의 의미를 붙여보자면, 사막이 아름다운 동산이 되도록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할까요. 이 땅 위에서도 하나님 나라가 임하길 바라는 마음을 느껴보았던 시간입니다.

 

책은 한 장마다 읽으며 생각하고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회는 믿는 자들의 모임이자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주님을 따르고자 노력하는 곳이기에 명암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책에서 다루어진 인물들도 동일하고요. 각자 삶의 자리가 존재하기에 시대성 안에서 읽어야만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모든 걸 뛰어넘는 분은 오직 한 분뿐임을 생각케 됩니다.

 

완전할 수 없기에 날마다 나아가고 손을 모으는 이가 교회의 구성원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책의 초반부에 만났던 문장을 다시금 떠올리며 글을 마치려 합니다.

 

유한한 인간의 시간은 짧고 암담하나, 생명과 빛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영원하십니다.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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