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종교학

영혼의 경이로움에 관하여

읽고쓰고나누고 2024. 4. 16. 00:21

영혼의 경이로움에 관하여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지음

프리드리히 알프레트 슈미트 뇌어 엮음

요하나 란츠콥스키 해제

박규태 옮김

(서울: 감은사, 2024)

 

신비주의 혹은 경건주의 그리고 중세와 믿음의 선진 그 무엇으로 표현하여도 전부를 담을 수 없는 존재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그의 이름을 알게 된 기회는 우연히 읽기 시작했던 정용섭 목사님의 설교 비평 시리즈 덕분이었다. 교회사로 언뜻 스쳐 지나가며 보았던 이름을 좀 더 집중해서 살펴볼 기회를 얻게 만들어 준 시발점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그렇다고 에크하르트의 글을 찾아서 읽기에는 바빴다(고 쓰고 싶었다).

 

어느덧 정신 차려보니 10년을 훨씬 지난 어느 날이 되어 감은사에서 박규태 목사님의 번역으로 마이스터의 글이 나온다고 하였다. 과연 곡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을까 싶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대한 다양한 판단이 존재하니까.

 

논문 2편과 설교 9편, 잠언과 같은 글들 6장, 그리고 문제의 문장들 일부까지 담겨있다. 과연 나처럼 어려워할 사람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앞부분에는 전문가의 해제가 있고, 고급 독자들을 위해서 에크하르트의 저서 및 관련 연구 문헌이 적혀 있다. (또한 에크하르트를 더 알아가고 싶다면, 앞에서 언급했던 정용섭 목사님(이자 박사이시기도 한)의 관련 글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게 된다.

 

책으로 돌아와서 그의 문장이 갖는 힘을 떠올려 본다. 기도의 사람이자 성경의 사람의 문장이기에 깊은 호수와 같지 않았을까. 그가 쓴 문장이 삶의 자리가 같지 않은 상태에서 오해받기 쉬웠으리라 생각하게 된다. 그만큼 기도하고 연구하고 나누어야만 보였을 그 순간.

 

가능하다면 마리아와 마르다에 대한 통찰이 담긴 설교를 직접 읽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면 혹시 마리다(주: 마리아와 마르다에 대한 방송대 유범상 교수께서 제시한 합성어)와 같은 통찰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거인의 어깨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다를 테니.

 

얇은 책 안에 담긴 에크하르트의 문장은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아니, 성경을 직접 읽어나가며 알아가려고 노력할 때 영혼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나아가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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