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종교학

혁명이 시작된 날

읽고쓰고나누고 2022. 2. 9. 23:41

혁명이 시작된 날 톰 라이트 지음 (서울: 비아토르, 2019)

 

톰 아저씨라 부르기 좋은 그런 사람.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에 그런 것이겠지만 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을 위한 글과 강연을 많이 하였기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번에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과거의 어느 톰 라이트 책과 편집 느낌이 비슷한 것 같아서 찾아보니 <그리스도인의 미덕>이라는 제목의 책과 느낌적인 느낌이 비슷했다(아마도 발행인이 같은 분이셔서 그런 것 아닐까 싶은).

 

아무튼 간에 이 책은 양장이 아닐 뿐, 500쪽이 넘는다. 어렵지 않은 문체와 내용이지만 쉽게 넘기면서 읽기에는 그렇다고 쉽지 않은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까. 총 15장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논조는 가까이는 십자가로부터 멀리는 성경의 이야기로까지 나아간다. 십자가에서는 우리가 잘 아는 (혹은 잘 알아야 하는) 마르틴 헹엘이 언급되기도 한다. <십자가 처형>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십자가, 십자가는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보수적으로 혹은 진보적으로 읽더라도 이것이 주는 함의는 지나칠 수 없는 그 무엇이지 않을까. 그저 성경만 달달 외우듯 읽는다고 십자가를 가까이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참 의미를 봐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천국과 하나님 나라의 의미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톰 라이트 특유의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주제를 떠올려 보면 보다 더 쉽게 읽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새 하늘과 새 땅>도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 (매우 저렴하다. 재정가 도서가 되어서 더 그렇다. 무엇보다 문고판이라 얇아서 좋다)

 

이처럼 여러 가지 책이 떠오르고 읽어보면 좋은 자료들이 나오기에 교양 수준으로의 접근으로는 약간 어려움을 감지할 수 있겠으나 이를 도와줄 친구가 있다. 책의 말미에 가면 그룹별 토의를 가능하게끔 스터디 가이드가 있기에 모여서 혹은 개별적으로 되짚어보며 읽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무엇보다 성경에 친근하지 않은 분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라이트의 번역이 담긴 본문은 재미를 보장한다(이렇게 번역해도 되는지 묻게 되는 그런 내용이라고 할까).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며 밑줄 그었던 (정확히는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은 책이라 워드프로세서를 통해 저장한) 부분을 나누어 본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죽음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힘이 되고 경외와 사랑과 감사가 솟아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지금도 발견되고 있다. 25쪽

 

읽기 시작하며 책의 도입부에서 만났던 문장. 예수님 덕분에 삶이 달라지는 분들이 계심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나도 있지 않나 조심스레 말해본다. 일단 읽어보라.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하늘나라’는 ‘천국’이라는 장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천국’의 통치 곧 땅에서도 이루어질 하나님의 다스림을 뜻한다. 264쪽

 

너무나 ‘저곳에서’의 삶만을 기대하는 우리에게 주님은 ‘이곳에서’부터 잘 해야 함을 말씀하셨던 것은 아닐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앞에 보이는 사람, 가족을 믿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문맥을 무시하더라도 우리 계획에 들어맞도록 여기서 한절, 저기서 한 구절을 골라내는 데 능숙해졌다. 265쪽

 

말씀 한 구절마다 은혜를 받기도 하고, 단 한 구절 덕분에 달라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전인수 해석을 가하지는 않기를, 나만이 아닌 타인도 해석 가능한 말씀이기를, 무엇보다 앞서가지 않기를

 

십자가로 인해, 십자가로부터, 십자가에서부터 달라진 아니, 달라질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혁명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라며

 

반응형

'신학, 종교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을 사랑한 사상가 10인  (0) 2022.03.20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있는 바울  (0) 2022.03.03
공포의 텍스트  (0) 2022.01.31
루미나리스  (0) 2022.01.28
신학의 역사  (0) 2022.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