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종교학

퀴리오스 크리스토스 (상)

읽고쓰고나누고 2021. 11. 22. 00:18

퀴리오스 크리스토스(상) 빌헬름 부세트 지음 (서울: 수와진, 2021)

 

역사적 예수, 혹은 예수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보면 만나게 될 수밖에 없는 이름으로 부세트가 있습니다(그 외에도 디벨리우스나 슈트라우스, 슈바이처도 있겠지만). 지금 현 시대에 가장 많이 핫하게 읽힐 사람은 아니겠지만 이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를 합니다. 이번에 읽었던 책과 동일한 제목으로 출간된 래리 허타도의 저서도 그렇습니다(퀴리오스 크리스토스를 번역하면 주 그리스도로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중요한데 번역이 안 되었던 것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일단, 독일어권이었습니다. 더하여 신학적 정서상 어려운 부분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집니다. 어쩌면 중요도에 비해서 1차 문헌임에도 불구하고 2차 문헌 내지 다른 이들의 판단에 기대어 넘어갈 수 없을 만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에 수와진에서 역서로 나온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먼저, 원서의 분량이 상당하여 분권되어 나온다는 공지를 들었습니다. 아마도 하권으로 나뉜 부분은 내년 상반기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면 목차를 살펴봅니다. 아, 이 책의 목차를 만나기 위해서는 조금은 많은 분량의 여러 서문을 읽은 뒤에 자태를 드러냅니다. 목차 없는 것 아니니 오해하지 마세요. 그러고 나서 볼 수 있는 목차는 상권의 5장과 더불어 하권에서 나올 부분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1장 팔레스타인 초기 공동체 신앙 속 메시아-인자 예수

2장 처음 세 복음서에 나타난 공동체 신앙 및 나사렛 예수에 대한 상(像)

3장 이방 기독교 초기 공동체

4장 바울

5장 요한 문헌의 그리스도 신앙

 

수와진에서 출간되는 책들의 특징은 POD 방식이므로 주문하고 일주일 이후에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유의하시면 좋겠습니다. 책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먼저 1장에서는 배경적 지식을 다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 신앙 공동체들의 등장, 그리고 예수를 주 그리스도로 받아들이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사복음서 중에서 통상적으로 공관복음이라고 부르는 세 복음서들을 통해서 살펴보게 되는 예수의 모습을 그려보게 됩니다. 3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책의 제목과 같은 퀴리오스에 대한 내용이 전개됩니다. 4장에서는 바울에 입각한 그리스도에 대한 해석을 5장에서는 요한 문헌, 요한복음과 더불어 나머지 문헌(요한일이삼서)을 통해서 바라보는 또 다른 해석을 다룹니다.

 

제가 읽으며 갖게 되었던 책에 대한 인상은 교회사에 신약배경사가 더해진 느낌과 주석을 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은혜롭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이 책에서 부세트가 주장하는 내용들에 대해서 신학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주장한 내용들이 그가 살았던 시대와 환경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방대함을 느끼게 됩니다. 천재라고 불릴 수 있으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더하여서 밑줄 그은 문장 하나를 소개하여 봅니다.

 

예수의 명백한 죽음과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통하여 예수는 영광 가운데 초현세적인 메시아가 되어, 세상을 심판하기 위해 다시 오실 것이라는 확신이 제자들의 영혼에 흔들릴 수 없는 확신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 그리고 바로 이러한 확신은 제자들로 하여금 예수가 나타내었던 복음의 과업에 대한 신앙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66쪽

 

예수의 십자가 죽음, 그리고 부활 신앙. 또한 교회의 시작과 같은 요소들에 성찰을 줄 수 있는 고전 명작입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하여 마르틴 헹엘의 ‘십자가 처형’, 조재형의 ‘그리스-로마 종교와 신약성서’ 등을 더 읽어볼 책으로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래리 허타도의 저서도 비교하는 관점으로 읽어보면 도움이 되겠지요. 이번에 읽어보았던 책은 학술서이기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필요하다면 여러 번 재독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더하여 자세한 소개를 원하신다면 유튜브에서 퀴리오스 크리스토스(상)을 검색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직접 겪어보시길 원하신다면 읽음의 자리로 오시기를 바라며

 

겉표지가 조금만 더 두꺼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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