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이길용 지음 (파주: 아르테, 2020)
종교개혁 주일을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던 책은 흥미롭고 다채로운 사진이 있었음에도 컨디션 난조로 시간이 좀 걸렸다. 무엇이든 적당한 때에 적당한 장소를 만나야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케 되는 순간이었다고 해야 할까. 루터는 자신이 걷고자 하는 길을 나아갈 때에 적절한 시간과 장소를 맞이했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름다운 겉표지로 장식된 이 책을 펼쳐보면 그가 누볐던 독일의 모습을 표시한 지도를 볼 수 있었다. 더하여서 ‘루터의 길’을 보며 나도 한 번 걸어봤으면 좋겠다는 코로나 이후의 삶을 꿈꿔보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길 안내에 노련한 가이드를 만났기에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가보다.
저자인 이길용 교수께서는 세밀한 내용을 지루하지 않도록 잘 이끌어나가며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장소의 이동을 잘 풀어나간다. 총 6장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통해서 루더가 루터가 된 이유를 알게 되고, 그가 이룬 업적과 더불어 좋지 못했던 점들도 살펴보도록 도와준다.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몇 개만 옮겨본다.
14세기 유럽인은 페스트라는 전염병 때문에 죽고, 사회적 약자는 유럽인의 폭력으로 희생되는 죽음의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37쪽
당시 유럽 사회가 겪었던 아픔을 직접 목도했을 루터에게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갖게 만들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신을 직접적으로 만나거나 경험하고 싶었기에 더욱 더 철저하게 성서에 천착하게 된 이유였지 않을까 싶은 부분이었다,
‘읽힐 수 있는 글’을 ‘쓰는’이가 세상을 바꾼다! 149쪽
루터는 글을 잘 쓰기도 했거니와 다작(多作)하는 작가였다. 그리고 그의 글은 어렵지 않았으며, 알아듣기 쉽도록 생활 언어(독일어)로 작성되었음을 떠올려보게 된다. 어떤 운동이 퍼져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리라. 루터는 이것을 잘 했던 인물이었을 것이다.
엄청나게 방대한 분량의 저작을 한 루터, 그는 종교개혁의 선봉장이면서 독일을 개혁시킨 인물임을 알게 된다. 어느 한 분야가 아닌 전체적인 개혁가이지 않았을까. 그와 관련된 인물을 살펴보며 지역을 살펴보며 다시금 바라볼 수 있게 만든 저자의 능력이 부러워진다. 천천히 일독 하면서 독일에 대한 이해와 종교 교양을 쌓아보시는 것은 어떨지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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