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크, 카오스, 그리스도교 존 폴킹혼 지음 (서울 : 비아, 2021)
다시금 태어나는 책을 읽는 것은 쉽게 만날 수 없는 시간입니다. 기존에 발간된 책과 비교하며 문장이 어떻게 다듬어졌는지를 볼 수 있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저자의 글을 재독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남는 것일까요.
장별 구성은 지난번 판형과 동일하게 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부록이 추가되어 있으며 기존 편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학자들의 간략한 소개가 각주로 처리되어서 등장합니다. 마치 새로 책을 써 내려간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다듬어진 문장들을 보며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들 대부분은 과학이라는 영역 너머에 있습니다. 32쪽
물리학자로서의 삶을 살아갔던 이에게서 나온 진솔한 신앙의 고백이라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은 수치와 통계로만 존재하는 무미건조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치 판단을 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한문장 더 살펴봅니다.
우리는 비도덕적인 일을 할 가능성을 갖고 있는, (그렇기에) 도덕적인 존재들입니다. 82쪽
올바르지 못한 선택으로 인하여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 또한 필요충분조건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할 때에 나만이 아니라 내 이웃까지도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일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책의 제목을 살펴봅니다. 쿼크라는 아주 작은 단위와 혼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혹은 그럼에도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카오스와 날마다 노력하는 그리스도교를 떠올려보게 됩니다.
과학과 종교의 대화, 더하여서 신앙인으로서의 자세를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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