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과 처형 사이에 선 메시아 애덤 윈 지음 (고양: 북오븐, 2021)
신약학자가 쓴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집에는 분명 타이센의 글이 있지만, 핑계 삼아 읽지 못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신약을 배경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님이 중심이 되는 전개가 아니라 주변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소설, 즉 쉽게 접하지 못했던 스타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책의 도입부에선 무엇보다 각 인물들에 대한 프롤로그적 글들이 흥미를 돋아줍니다. 특징적인 부분을 적어 본다면, 각 주요 인물의 시점 전환을 표기해놓은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답게 그 흐름은 긴장감과 이 긴장을 해소하는 결말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르게 열린 결말처럼 느껴집니다. 그 이유는 히스토리컬 픽션이라서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예수님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환영을 받았지만 처형당해야만 하셨던 메시야. 이 분의 고뇌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그 주위에 있는 인물들의 고뇌, 환영과 처형에 대한 일련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신약 중에서도 복음서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 여기에 픽션을 더해가며 만드는 내용이었기에 세심한 안내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책의 말미에 있는 저자의 말은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를 저자의 상상력으로 보아야할지 혹은 이야기의 원류로 봐야할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길잡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인물은 ‘갈렙’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성경에서 유심히 살펴본 인물이 ‘요셉’ 다음으로 ‘갈렙’이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작게는 개인으로 시작하여 유대 민족과 로마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들의 중심에 함께 있던 ‘갈렙’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더하여서 저라면 과연 그 삶의 자리에서 어떠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만약 이 소설이 현재 시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일제의 강점기 때에 나왔다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금서가 되었을 것입니다. 지배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것으로 읽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그들이 예수님을 정치적이기만 한 분으로 보았던 것처럼 말이지요.
모쪼록 이 소설을 읽으면 여러 성찰들이 생기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삶의 자리에서 읽어지는 성서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소설 좋아하는 분, 그리고 성경을 좀 더 배경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여 드리며
'기독 서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밤을 걷는 기도 (0) | 2021.06.27 |
---|---|
대한민국에서 교인으로 살아가기 (0) | 2021.06.08 |
내게 왜 이러세요? (0) | 2021.05.17 |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 (0) | 2021.04.18 |
십자가에서 (0) | 2021.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