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을 걷는 기도 필립 얀시 지음 (서울 : 두란노, 2021)
칠흑 같은 어두움을 헤쳐 나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가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으리라 떠올려 봅니다. 바로 앞의 일도 예상할 수 없었던 그 시간과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성찰이 필요한 것인지요.
지금의 코로나19로 촉발된 사회의 어두움과 아픔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페스트가 유럽 전역을 괴롭히던 시간의 삶,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직접 목도했던 존 던의 이야기를 만난다는 것은 우리에게 작은 위로를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조금은 멀리 떨어진 역사의 순간이기에, 우리의 이해가 어려울 수 있음을 알기에 좀 더 현대적인 설명을 필요로 합니다. 이 역할을 필립 얀시가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30일간 나눠서 읽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달간 묵상하도록 도와준다고 해야 할까요. 이 기간이 길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코로나로 수없이 많은 날들을 홀로 감당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천년이 하루 같은 느낌처럼, 한 달이 매우 짧은 찰나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신의 삶이 굴곡이 많다 하여도 이렇게까지 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던 일들,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사건은 평생을 통틀어서 매우 드문 일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그리고 주변의 타자들이 하나씩 스러져 가는걸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얼마나 무기력한 느낌을 주었을지 상상하기에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살펴보게 됩니다.
매일 밤마다 잠은 우리에게 죽음을 미리 보여 준다. 56쪽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것을 예행연습 해주는 잠은 좋은 존재입니다. 이를 통해서 보다 가까이 죽음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함에도 불구하고 저 멀리 떨어지고 싶어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메멘토 모리 보다는 욜로를 외치는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나의 종말인 죽음을 기다리는 것임을 압니다. 우리 모두 말하지 않지만 속에서라도 은밀히 진행되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이를 이겨내는 것 혹은 사망이 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은 오로지 주님을 향한 믿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밤을 걷는 중에는 다음과 같은 행동이 필요합니다.
기도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때는 없습니다. 84쪽
고민만 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그분께 의탁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열심히 살고 노력하지만 주님을 잊지 않는 것, 전능자가 계심을 인정하는 것이 전도서에 말하는 모습이기에 더욱 더 기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무엇이 최선의 행동일지 생각하게 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특정한 사건에서는 원인을 파악하는 과제를 목사나 아마추어 신학자가 아닌 과학자의 손에 맡기는 것이 최선이다. 268쪽
나의 지식으로 알 수 없는 것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들이 올바른 일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아닐지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의 손에 의탁하는 것은 우리에게 보내주신 일꾼들이 일을 할 때에 함께 하심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코로나와 같은 세계적인 위험에 둘러싸인 많은 이들에게 기도의 필요성을 그리고 주님을 의지해야 함을 알고픈 이들에게 권하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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