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존 번연 지음 (파주: CH북스, 2015)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언제나 길 위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닐까. 특별히, 신앙을 갖게 된 사람들은 천국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존재들이 아닌가. 본서를 읽게 되는 시기 즈음에 동명의 영화가 개봉하였다. 그 내용도 동일하지만 영화에 알맞게끔 축약되며, 각색되었으리라. 그 내용의 원전인 본서를 읽는다는 것은 천국을 향하여 나아가는 필자에게도 또한 이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본서의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주인공인 크리스천이 천성을 향하여 나아가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과(1부) 그의 아내 크리스티아나의 순례길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읽기 쉽도록 우리나라의 역본에서는 각각의 내용을 장으로 구분하여놓았기에 더욱 편리하다. 기존 판본에 비해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기존 개정판의 경우, 개역개정에 맞추어 본문들이 달라진 것이 특징이었다면, 3판에서는 조금 더 글을 다듬은 것으로 느껴지며, 전체적인 편집이 현대화되었다. 약간은 작았던 자간이 넓어져서 읽기에 수월해졌다고 해야 할까. 고전이라고 고전적인 편집에 의해서 보기 힘든 글이 아닌 현대적인 감각의 편집에 의해서 읽기 쉽게 해준 것이다.
기독교고전을 읽는 것은 스스로에게 영의 양식을 더하여 준다. 신앙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무너지기 쉬운 부분이 물질이다. 물질에 얽매여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지만, 하늘 소망을 두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이것 또한 이겨나가야 하는 부분이기에 그렇지 않을까.
재물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길 수 없음을 상기시켜 주는 본서의 특징은 자연스럽게 성경의 구절을 인용하며, 생각나게 해주는 문장력이라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보다 더 성경을 잘 사용하는 작가는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육체의 소욕과 더불어서 싸워가야 하는 연약한 우리의 육신을 위해 날마다 기도해야 함을 크리스천은 보여준다. 어제는 찬양하며 감사하는 모습의 삶이었어도, 오늘 만나는 고난에 무너지기 쉬운 우리의 모습을 나타내는 본서를 읽어가며, 자신의 신앙을 점검케 되는 것은 아닌가.
고전은 고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 다시 한 번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신앙에의 도약을 이끌어 준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더 멀리 바라보는 것처럼, 신앙의 선배들을 통하여서 보다 더 천국을 향하여 나아감에 부족함이 없도록 도와주는 본서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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