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죄인가요? 김기현 지음 (서울 : 죠이선교회 2010)
본서는 故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후에 발간된 서적이다. 바른교회아카데미 주최로 쓰인 논문을 가다듬어 일반 독자들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게 만들어진 책이다. 지금은 책이 발간된 지 10년 가까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 함의를 놓치기는 아쉬우므로 소개를 할까 한다. 먼저, 저자 김기현 목사의 글은 3번째 읽게 된 필자로는 유려하지만, 어렵지 않은 문장을 기대했고 역시 그 기대에 맞는 필력이었음을 생각한다. 『글 쓰는 그리스도인』, 『가룟 유다 딜레마』에서 봤던 그 느낌 그대로랄까. 본서는 총 4부 10장으로 구성된 슬림한 사이즈의 서적이다.
1부 자살, 논의의 시작
2부 자살 그리고 성경 I : 인물
3부 자살 그리고 성경 II : 교리
4부 자살 그리고 우리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필자가 관심을 두고 읽었던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과 본회퍼의 『윤리학』이 언급된 것이었다. 자살은 사회의 문제임을 지적하였던 뒤르켐의 데이터와 현재의 간극은 크다는 것과 다른 국가임을 감안하여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살에 대한 현상 연구는 다소 안타까움을 주었다. 도시보다 농촌에서 그리고 고학력자보다 저학력자에게서 그리고 젊은이보다는 중년 이상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에서 말이다. 또한 대체적으로 본회퍼의 의견에 동의하는 저자의 인용에 필자도 동의하는 바이다. 특별히, 본회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필자로서는 고마운 부분이었다. 다른 무엇보다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개신교인들의 자살에 대한 생각과 비율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이었다. 이를 보았을 때 목회적 관심으로도 주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짐을 느낀 순간이었다. 잘 믿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그대로 놔두는 것이 아닌 적절한 상담과 공동체적으로 유기적인 모습이 되도록 더욱 도와야 함을 느끼는 순간이랄까.
기억에 남는 문장을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었다.
성경의 침묵은 자살을 용인하는 것도 아니고, 정죄하는 것도 아닙니다. 54p.
성경에서는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서 특별히 어떠한 정의나 의견을 내놓고 있지 않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특별히 조심해야하는 것을 상기케 해준다. 그렇다고 죄가 아니라는 것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정죄를 목적으로 자살을 한 사람이 있는 유가족을 괴롭혀서도 안 될 것이며, 오직 위로하심이 함께 하기를 바라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성경에서 제시하지 않았던 문제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안다. 하나님 없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늘 고민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최후 승리를 얻는 그날까지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며, 옆에 있는 이웃의 괴로움을 도와주면서 말이다. 작은 자에게 베풀어주는 그 하나가 먼 훗날 주님께 칭찬받을 일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해줄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을 갖길 바라며, 그들을 돕길 원하는 분들에게 본서를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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