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5

메리

메리 / 안녕달 지음 (파주: 사계절, 2017) 시골집에 시고르자브종을 많이 키웠던 이들에게는 익숙할 그런 이름 중의 하나 메리. 우리집은 금돌이, 금순이가 유서 깊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어릴적 사진으론 레브라도 리트리버도 잠시 키웠던거 같은데 사고로 일찍 무지갤 건넜던거 같다. 그 흔한 동네에 멍친구들은 풀려 있는 혹은 풀려난 친구들에 의해서 자연스레 새 생명을 담기도 했다. 외롭게 혼자 지키다가 잠시 사랑을 하다가 주니어들도 존재하다가 다시금 뿔뿔이 흩어지는 메리들. 안녕달 작가의 이 그림책은 여러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메리의 시선, 주인 할머니의 시선, 주인공(아이)의 시선. 각자의 삶이 바쁘고, 외롭고, 정겹다. 같이 식사를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식구 아닐까. 역시, 나는 또 먹는 것에..

그림과 동화 2024.08.18

지금은 없는 이야기

지금은 없는 이야기 최규석 지음 (파주: 사계절, 2011) 그림책, 만화, 아니 우화. 최규석 작가의 작품을 우연히 서점에서 만났다. 자주 가던 #책읽는다락서원책방 에서 발견한 책. 아이들이 좋아하는 (혹은 관심을 가질만한) 그림책을 찾아보곤 하다가 때때로 나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책을 만난다. 언제나 책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담게 되고, 그리곤 집에서 다시금 나의 시선을 기다린다. 쌓여있는 책 탑이나 서가의 한 칸에서 나를 기다린다. 결국엔 읽게 되고. 아이들을 향한 그림책이 많다. 그러나 어른을 위한 그림책도 많다. 서글픈 현실을 보다 더 잔혹동화로 그려내기도 하고, 썩(은미)소를 보이게끔 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최규석 작가의 우화는 굉장히 오래된 우화를 떠올리게 한다기보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

그림과 동화 2024.02.23

왼손에게

왼손에게 한지원 그림 & 글 (파주: 사계절, 2022)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다가 ‘책읽는다락서원책방’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제 손에는 그림책 한 권이 쥐어져 있더군요. 제목만 보면 왠지 “나는 왼손잡이야”라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입니다만 유치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도 떠오르는 그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왼손잡이, 저는 편리에 따라서 왼손으로 가위 & 칼 정도를 쓰는 사람이고요. 잘 자라나고 있는 젊은 친구들은 현재 오른손잡이라 생각이 들긴 하네요(주변의 분위기를 보고 달라진 것인지 혹은 불편해서 바꾼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왼손을 많이 썼던 거 같은데 말이지요). 이 그림책은 왼손의 위대함을 이야기하는 그런 뻔한 스토리의 그림책이 아..

그림과 동화 2022.11.07

나는, 휴먼

나는, 휴먼 주디스 휴먼, 크리스틴 조이너 지음 (파주: 사계절, 2022) “나는”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던 시기가 있다. 그러다가 어느새 “우리는”으로 바뀌는 태생적인 한국인의 패시브적 스킬을 보이는 ‘내가’ 등장한다. 그런데 제목이 재밌게도 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사람이라는 건가. 조금 더 주의 깊게 저자를 살펴보게 되면 만나게 되면서 “아”라는 단어가 나도 모르게 나온다. 성이었구나. 휴먼가(家)에서 태어난 저자의 이름이었다. 그래 나는 김가(家)라는 느낌과 비슷하게 다가온 제목으로 달라진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자서전에 어울리는 제목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내 삶을 글로 담아내는 것이 쉬울까. 전체적으로 돌아보고 그것을 책 한 권으로 썼을 때에 남들에게 들려줄 만한 소위, 있어..

철학으로 휴식하라를 읽고

철학으로 휴식하라 안광복 지음 (파주 : 사계절, 2020) 생활 속의 철학이라는 교양 과목이 있었다. 철학을 삶 속에 내재하길 바라는 과목이었을까.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무언가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철학을 전공의 일부분으로 배웠기에 굳이 교양 과목까지 듣고 싶진 않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철학으로 삶을 일구어 나갈 필요가 있었다. 삶을 살아가는데 적절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기에 말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국내에 몇 분 없는 철학 과목 선생님이 쓴 교양서이다. 33일간 읽으면서 생각하도록 구성된 책이다. 저자의 말로 표현하자면, 철학은 한 사람의 인생을 집대성한 것이기에 이를 소화하기에 버거울 수 있다. 그렇기에 하루 한 장씩 읽으며 마치, 거인의 어깨 위에 앉아서 앞..

철학 2020.05.1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