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의 글들

책, 이게 뭐라고

읽고쓰고나누고 2024. 7. 30. 23:35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파주: 아르테, 2020)

 

동네 책방에서 마주한 책등의 제목이 강렬했다. 고양이 앞에 생선처럼 책을 사면서 소장파처럼 모셔놓았다. 그러다 생각나면 꺼내서 읽는 나에게 주는 물음과 같던 제목이 <책, 이게 뭐라고>였다. 더욱, 표지가 주는 시니컬함이란, 저자의 문장을 압축한 느낌이었고.

 

책은 동명의 제목으로 이루어졌던 팟캐스트를 베이스로 해서, 저자의 글과 책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라는 과목이 생각나게 만드는 저자의 분류법은 장마다 마주하는 절들의 제목과 곁들여서 맛을 더해주는 에센스 같았다.

 

책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고, 자주 놓치게 되는 시대성,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얇을 수밖에 없는 이해력의 보통 사람을 보게끔 한다.

 

저자의 전자책 사랑이 부러운 부분도 있지만, 모니터 특유의 느낌이 싫은 나로서는 물성이 주는 안락함을 누리고 싶기도 했고, 우겨보고 싶었다(블루라이트 무섭다구요).

 

소설가로서 마주하는 문장은 예술가의 입장이 될 것이지만, 지극히 현실을 살아가는 작가로서 당장 먹고사니즘은 해결해야 할 급선무이기도 했을 테니 정체성에 주는 혼란은 또 어떠했을지 생각도록 만드는 글들.

 

말하고 듣기에서 쓰고 읽기, 어느덧 보는 영상으로 다시금 숏폼으로 넘어간 매체의 흐름 속에서 느리고 천천히 정성을 다해서 쓰고 읽고 생각해야 하는 책은 무슨 의미로 남게 될까. <책, 이게 뭐라고> 이렇게 고민하게 된다면 한 번 읽어보시라!

 

'삶속의 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찬란한 멸종  (2) 2024.10.23
행복한 사람  (0) 2024.08.09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0) 2024.07.14
뉴욕도서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  (0) 2024.07.02
미술시간에 가르쳐 주지 않은 101가지  (1) 2024.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