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근동의 신화와 성경의 믿음 맥컬리 R. 포스터 지음 (서울: 감은사, 2022)
개신교에 속하여 신앙을 하는 사람들에게 구약을 배운다는 것은 조금은 멀리 떨어진 곳을 배우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여기에 더하여서 가톨릭의 용어와 성서를 통해서 바라보는 그리스도교의 모습은 조금 더 생경하게 만드는 순간이 되기도 하고요.
특히 고대근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배우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저처럼 그리스-로마 신화를 만화영화나 책으로도 접하지 못한) 그 시대를 알아감이 쉽지 않고, 도전의 연속이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아야만 하고, 배움을 통해서 조금 더 당시의 사람들이 바라보던 세계와 신앙에 대한 모습을 담아볼 수 있기에, 고대인들이 생각하던 신관을 바라보며 지금의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알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어디선가 툭 떨어진 신앙이 아니라 도전받고 함께 살아가던 이들이 존재하는 가운데에서의 신앙이기에 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본서는 오랜 시간 읽어져 왔고 다시금 개정판이 나오며 우리에게로 개정된 역본이 읽어질 기회가 주어졌던 책이기도 합니다. 필자에게는 구약신학 특강을 통해서 배웠던 당대의 신들을 다시금 복기하면서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비슷한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삶은 여러 문화의 접점을 통해서 발전하고 차별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지요.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물과 관련된 내용이 2부에서는 성과 관련된 내용이 3부에서는 산과 관련된 내용이 나옵니다. 특히, 1부에서 다루는 ‘바다의 노래’는 왠지 모르게 <바다의 문들>이 떠오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고대인들에게 무섭게 다가왔을 심연의 모습은 사뭇 신의 존재를 느끼게 만들었을 테니까요.
2부에서 다루어지는 성을 통해서는 우리는 문란함만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풍요로움을 바라고 원했던 당시의 삶도 일부나마 알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바로 다음 날조차 예측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 풍년은, 그리고 다산할 수 있는 자녀의 축복은 정말 ‘신’이 내려주는 복이었으리라 유추하게 됩니다.
3부에서 다루어지는 산은 영험한 존재가 있을 곳 같았습니다. 신심이 깊은 분들에게는 예수께서 말씀을 전하셨던 언덕이 떠오르거나 모세가 바라보았을 그곳이 생각나겠지요. 어떤 이들은 올림포스산부터 떠오를지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산이란, 왠지 모르게 신들이 살아갈 것만 같은 곳으로 그려졌고, 보였던 것이지요.
이 책은 성서신학을 기초로 하며, 고대근동의 신화와 관련된 지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역자분의 노력과 출판사의 세심함이 조금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고대근동의 신화와 성경의 믿음’을 살펴보며 조금 더 확실한 신앙의 색깔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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