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설화 헤르만 궁켈 지음 (서울: 감은사, 2020)
이 책은 구약 개론 시간에 지나가듯 배웠던 4 자료설(혹은 문서설)의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궁켈의 저작이다. 그는 종교사학파라고 불리는 곳의 일원이다. 종교사학파에서는 성경을 완성된 Canon(파이널 텍스트)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자료로 보기에 연구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으로 창-출-레-민-신을 모세오경이라고 불렀지만, 모세의 저작으로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접근을 시도했기에 더욱 의의를 두게 된다.
특별히 궁켈에 대한 이해를 더하고 싶은 대한민국의 신학생들에게는 보수적인 토양의 신학이 주류로 자리를 잡고 있는 실정이기에 접하기 힘든 작품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간된 것은 얼마나 큰 파급력으로 다가오게 될지 궁금해진다.
모쪼록 성서신학에 대한(특별히 구약학 중에서도 창세기를) 심도 있는 연구를 가능케 하는 본서를 읽는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유대 민족사, 조금 더 나아가 계시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살펴볼 수 있게끔 만들어 줄 것이다.
책에 대한 소개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본서는 창세기 주석의 서론 부분만을 떼어 내어 발간되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서가 독일어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번역되어졌기에 역자에게 감사히 생각한다.
먼저 1장에서는 구전으로 전달된 설화의 역사적 진실성에 대한 이해를 볼 수 있으며 (현재의 정경비평 학자들에 대비해서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는) 2장에서는 설화와 사화의 차이를. 그리고 하나님(신) 이해와 세계에 대한 시각 등을 생각하도록 만들어준다. 3장에서는 궁켈의 시편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다. 더불어 그와 동일시하는 양식비평 방식으로의 창세기를 느낄 수 있다. 4장에서는 전승사에 대해서, 다채로운 설화의 유입과 전래에 대해서 생각해보도록 만들어주며 5장에서는 J, E의 분류와 그 예시, 그 문서를 편집했던 편집자와 예상되는 편집 시기를 6장에서는 P와 마지막 편집 부분을 다루며 마치게 된다.
작게는 성경 자체 내에서의 증거 수집과 멀리는 이웃 민족, 국가, 종교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료까지 두루 살펴 나가며 창세기에 대한 다채로운 이해의 폭을 가져온 본서는 신학자들의 놀이터에 폭탄으로 다가왔으리라 생각이 든다. 처음 이 내용들을 배우게 되었을 때의 나의 심정이 떠오르기도 하며, 신학함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을 하게끔 만들어줬던 기억이 난다.
보다 더 성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으며, 잠깐 스치듯 지나가며 배웠던 내용을 자세히 알고 싶은 신학도와 목회자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여 드린다. 그리고 현재 지금의 성서신학의 발전과 비교하면 더욱 큰 도움이 되시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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