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란 무엇인가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서울: IVP, 2016)
곧 종려주일이 다가온다. 그리고 고난 주간이 시작될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더 십자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묵상하게 된다. 특별히, 고난이 우리에게 엄습해온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친히 이 땅에 내려오셔서 겪으신 고난의 의미가 무엇일지를 돌아보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십자가는 로마의 처형 도구였다. 이 도구가 의미하는 것은 가장 천하고도 고통스러운 죽음뿐이었다. 이 사형 도구가 역설적이게도 기독교의 상징처럼 사용되게 만들어진 것은 예수님의 순종 때문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십자가를 살펴보겠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마치 여러 장의 스냅 사진을 다양한 구도에서 찍는 것처럼, 다방면에서 살펴보기 시작한다. 1장에서 3장까지는 사건의 현장 바로 앞에서 보는 것과 같은 시점으로 십자가를 그려 나간다. 십자가 처형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부활의 날까지를 말이다. 그리고 4장에서는 5가지 정도로 압축하여 십자가의 이미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십자가를 통해서 변화되는 우리를 보게 되며,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되는 우리를 보게 된다(5장). 마지막으로 십자가의 역사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지금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며 글은 끝난다.
흥미롭게 읽었던 대목들은 앞서 쓴 내용처럼 스냅 사진으로 표현이 있었다. 또한, 기독교인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신학적인 용어를 일반인이 알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즉, 복음과 상황에 알맞게 표현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다룬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잘못하고 있는 한 가지는 ‘구원’ ‘속량’ ‘은혜’와 같은 단어들을 경솔하게 언급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듣는 사람들이 그 단어들을 이해했는지 거의 확인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우리 자신은 그 단어들을 정말로 이해한 걸까? 77p
어쩌면 우리의 문화가 앎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서투른 것은 아닐까. 정확히 이해한다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여 더 배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말 못하는 문화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지식에 있어서도 부끄러움으로 끝나면 안 되는데, 신앙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지 않은가. 있는 그대로 표현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및 부활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형성한다. 122p
삶에 있어서도, 신앙에 있어서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자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에 ‘관계’가 이루어진다. 혼자만이 아닌 우리라는 모임이 될 수 있다.
십자가는 하나님과 나 사이에 놓여있는 담을 허물고,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통로와 같다. 그 십자가를 놓는 것은 예수님이시며, 우리는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그렇기에 십자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예수님을 알아가는 것이며, 하나님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자. 그리고 십자가 무엇인지 고민하여 보자. 그렇게 한다면 만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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