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미 4

주목할 만한 일상

주목할 만한 일상 프레드릭 비크너 지음 오현미 옮김 (파주: 비아토르, 2018) 제가 좋아하는 동네서점 지기께서 읽으려고 가져다 놓은 책을 담아오는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이유는 좋은 작가의 좋은 책을 발견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프레드릭 비크너의 작품 선집이 비아토르에서 나왔고, 저는 작가를 늦게 알게 되었고, 발견을 늦게 하였습니다. 그래도 좋은 글을 읽으면서 갖게 되는 일련의 생각들은 조금 더 삶의 순간들을 명료하게 만듭니다. 역자께서 고민하시고 쓰시던 도치법을 자주 발견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좀 더 문장이 직접적으로 와닿는다고 해야 할까요. 문장의 맺음이 갖는 느낌이 다릅니다. 생각의 여지를 열어주니. 특별한 것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사실은 매우 중요한..

말씀의 성육신에 관하여

말씀의 성육신에 관하여 아타나시우스 지음 C. S. 루이스 서문페넬로피 로슨 수녀 옮김(영역) 오현미 옮김(한역) (서울: 죠이북스, 2021) 완연한 봄, 그 이상의 날씨여서 초록이 무성하다. 온도만 보면 한여름 같다. 시원함이 필요한 요즘이랄까. 책장에 녹색 책등을 발견한다. 그리고 꺼낸다. 왠지 바래어진 느낌의 겉표지를 보면서 내가 보관을 잘못한 것인지 살펴보게 된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빈티지함을 느끼도록 만든 디자인으로 느껴졌다. 참, 녹색은 스톨에서 무엇을 가리켰더라. 성령 그리고 생명의 약동을 느끼게 한다. 말씀의 성육신도 생명을 낳으니까. 조금이나마 교회사를 알아본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들어봤을 이름, 아타나시우스. 살짝 적어 보자면 아리우스 덕분에 고생을 많이 하셨던 그런 분이기도 하다...

신학, 종교학 2024.05.02

진리를 말하다

진리를 말하다 프레드릭 비크너 지음 (파주: 비아토르, 2018) 진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을까. 의도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음이라는 대답한 예수님이 아닌 나에겐 어려운 질문이었다. 과연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이들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나라는 존재,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절실해 보이던 같은 반 불교 신자에게 들었던 질문이기도 했던 진리가 무엇이냐는 물음은 ‘예수’라는 단어밖에 모르는 훈련되지 못한 학생이었다. 우연히 서점에서 마주하게 되었던 라는 책 제목은 오랜 시간 진리에 관해서 설명하지 못했던 나에게 끌리도록 만들었다. 그리곤 결국에 집으로 모셔 왔고, 읽게 된 책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저자의 문장력은 나를 여기저기로 인도했다. ‘리어왕’이라는 명저에서부터 시작해서 예수에게로 ..

로마에서 보낸 일주일

로마에서 보낸 일주일 제임스 L. 파판드레아 지음 (고양: 북오븐, 2021) 사정상 읽는 기간을 길게 갖게 되었다. 사순절이 시작되었다는 핑계도 있지만, 의외로 바쁜 일정들이 있었기에 그렇다. 국내에 소개된 시리즈 중에서 네 번째로 읽으면서 그 중에서는 글밥이 가장 많은 것으로 느껴지기에 그랬다고 우겨 보고 싶다. 최초기의 기독인들이 살던, 팍스 로마나를 외치던 그 곳의 본진에서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들에게 전혀 친절하지 않은 유대교인들과 동일한 민족끼리 종교 때문에 싸우는 것으로 보여 맘에 들어 하지 않던 로마인들의 눈치와 쫓아냄까지 감당키 어렵지 않았을까. ‘세상이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이라는 말과는 역설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현실이라서 그런가 보다. 이번에 읽은 책은 북오븐 사에서 히스토리컬 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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