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안부 백수린 지음 (파주: 문학동네, 2023)
편지가 전부였던 시절이 있다. 통화를 하기까지는 어려웠던, 그래서 더더욱 간절했던 시간. 그래서 더욱 기다려지던 연락. 안부를 묻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까. 한 번 더 생각하고 다듬고, 다시 고치고 눌러 담은 마음의 이야기. 그 시절 애틋하고 아련한 추억을 꺼내보려면 얼마나 더 용기가 필요했을까. 시절의 하 수상함이 마음을 더 애달프게 만들었던 것일까.
파독 간호사와 광부, 민주화운동, IMF와 같은 굵직한 시대 배경이 관통하는 소설 속에서 주인공에게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젊음이 깃들어 있었다. 암울한 시절과 마음가짐이었어도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을 담은 찬란함이.
네가 찬란히 살았으면 좋겠어. 삶은 누구에게나 한 번 뿐이고 아까운 거니까. 227쪽
중의적 의미의 문장을 만나게 되었다. 주인공에게 하는 말이지만 화자에게도 해당하고 이 글을 읽던 나에게도 해주는 말이었다. 그 시절, 그 추억을 위해 다시금 안부를 묻는 이들에게 빛바랜 일기 속에 존재하는 그녀는 지금을 살아가는 이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그래서 더 눈부신 게 아닐까.
다정한 마음이 몇 번이고 우리를 구원할 테니까. 304쪽

사랑에 빠지고 싶은 분, 추억을 돌아보고 싶은 분, 찬란하게 빛나고 싶은 분 누.구.나. 읽어도 좋기에 추천해 드립니다. 자세한 맛은, 직접 읽고 음미해 보시면 좋으리란 생각을 담아 봅니다.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대전 동구에 있는 아래의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가오도서관
- 용운도서관
- 자양도서관
- 판암도서관
- 홍도도서관
좋은 도서와의 만남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더하며]
주인공의 어머니는 함께 독일로 가서 신학 공부를 하였으나 여러 사정으로 귀국하였고, 국내에서 공부를 이어가고자 하였으나 너무나 다른 학문의 차이에 의해 학업을 잇지 못하였다고 이야기가 흐른다.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서, 가능하다면 이대, 연대, 한신대 중에서 선택하였다면 조금이나마 비슷한 풍토를 느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꿈을 찬란히 펼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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