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과 환상 한태희 지음 (서울: 중앙books, 2021) 향기를 잘 맡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좋은 냄새와 나쁜 냄새의 구분을 명쾌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흐름을 파악해내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나름대로의 정리를 갖고 있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둘째 아이와 나는 냄새를 열심히 맡는다. 나야 뭐 자취생활을 해왔던 기억이 있기에, 남자냄새 날까봐 노오력 했던 것이 DNA로 물려준 것이 아닐까라는 미안함과 함께 산다. 제아무리 뛰어나다 하여도 프로후각러인 멍돌이들을 따라가랴. 그러다가 새 책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러나 강렬한 핫핑크의 뒷면과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 보이는 겉표지를 보게 된다. 저자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표현해낸 디자이너의 작품일 것이다. 텍스트로 나타낼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