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의 글들

날마다, 도서관

읽고쓰고나누고 2025. 5. 19. 21:23

날마다, 도서관 강원임 지음 (파주: 싱긋, 2025)

 

요즘, 기회가 주어져서 즐거운 마음으로 도서관을 찾아다니고, 책을 읽고, 빌리고, 글을 쓰는 호사를 누리는 반도의 흔한 아재이다. 그런데 더더욱 반갑게 재밌는 책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도서관에 희망 도서 신청을 했고, 그래서 이렇게 재밌게 읽어보았음을 기록해 보고자 글을 쓴다.

 

날마다 도서관 다니는 사람을 위한 그 잡채, <날마다, 도서관>

 

너무나 바쁘게 살다 보면 내가 사는 것인지, 일이 나를 살게 하는지 존재 자체에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 나의 뒤통수를 후려칠 것만 같은 문장을 만나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우리는 바쁘지만 읽어야 한다. 어쩌면 여유가 없어서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읽지 않기에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닐까. 24쪽

 

책의 저자는 월화수목금토일 도서관에서 보낼 수밖에 없는 삶을 알려 주고, 읽게 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왜냐하면 도서관의 책이 나를 구원케 할 테니까. 이를 디테일하게 풀어준 문장을 만나보시라!

 

‘심신이 지친 자 모두 나에게 오라’는 말처럼 애서가들의 예배당 같은 도서관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그 자리를 내준다. 그리스도만큼이나 용서도 잘 베푼다. 연체로 대출 금지 상태일 때 이벤트로 대출 금지를 풀어주는 은혜도 종종 베푼다. 상습 연체자에게 은혜라는 표현은 절대 과하지 않다. 은혜를 이리 베풀어도 또 연체하는 죄를 저지르겠지만 도서관은 그런 그들을 절대 내치지 않는다. 사서들끼리 블랙 리스트를 몰래 만드는지는 몰라도 연체자들이 책만 반납해준다면 ‘너의 모든 죄를 사해주겠노라’ 하고 다시 책을 빌려준다. 반복되는 회개와 죄짓는 이용자들을 향해 도서관은 ‘어제 몰랐던 것 오늘 알았네’, ‘오늘, 도서관 오길 잘했다’와 같은 팻말을 걸고 두 팔 벌린 채 기다리고 있다. 29쪽

 

아직도 읽기에 두려움이 임하는가. 그렇다면, 조금만 더 힘을 내어 보기를 바라는 맘을 담아서 몇 글자 더 적어본다. 문해력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대화가 문제가 아니라 글 속의 화자와 내가 대화하고, 다시금 사람을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 소테르(구원자)를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본다.

 

그래서 결국엔, 행복해질 테다. 저자는 이미 누리고 있으니 그 기쁨에 동참해 봄은 어떨지.

 

천국이 있다면 거기서도 읽고 쓰는 삶을 살 것 같은데, 이미 나는 천국에서 할 일을 하고 있다. 166쪽

 

사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었으나 왠지 너무나 사서만을 위한 책처럼 느껴질까 봐 차마….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도서관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고 싶은 이를 위한 솔루션 같은 책이기도 하다.

 

벌써, 2쇄를 찍었다는 소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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