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과 시간 L. 앤 저비스 지음 김지호 옮김 (파주: 도서출판 100, 2024)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을 읽어나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인 시간에 대한 이해는 직선적이거나 ‘이미’와 ‘아직’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혹은 묵시적 관점으로 다룹니다. 물론, 이런 선이해를 갖는 전문가적인 식견이 없을지라도, 모두 시간에 대해서 교회에서 혹은 어딘가에서 듣고 배웠던 것으로 살아가곤 합니다. 아마도, 카이로스와 크로노스를 많이 들어봤을 테고요.
그리고 다시 이 책에서는 세계를 바라보는 혹은 시간을 바라보는 시각인 구원사적이거나 묵시론적 개념을 다루면서 좀 더 저자만의 대화로 나아갑니다. 바울의 시각을 담은, 그리스도의 시간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논증하면서요.
신앙의 도전은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삶의 현실과 배타성을 부단히 인정하는 것이다. 282쪽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이 수월히 읽어지도록 문장을 구사하고 (아마도 편집과 역자의 노력으로 좀 더 편안한 한글이 되었겠지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각주를 통해서 만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직선적’ 읽기와 (다시금 돌아와서 살펴보고 배움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나선형’ 읽기를 즐기도록 만듭니다.
종교가 없더라도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시간에 대한 인식과 삶의 방향성은 나를 좀 더 진중하고도 아름답게 가꿀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계속 무한 반복하는 시간관도 존재하지만, 쭈욱 나아가는 삶의 모습도 있으니까요.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지금의 나임을 떠올려 보며.
시간은 종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실체다. 85쪽
※ '이미' 책잘알 분들이 소개하셔서 올려도 되나, 고민했지만 '아직' 읽지 않고 관심만 가진 분들을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존 바클레이의 서문만으로도 읽음에 풍성함을 더하는 책이자 만족도를 끌어올립니다. 물론, 저비스를 잘 아시는 분들에게는 애피타이저보다 메인 메뉴인 저비스의 글이 기대되실 것입니다.
<모든 포스팅,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참, 책에서 만나게 된 저비스 교수님은 왠지 자비스가 생각나는 깔끔 명료한 문장을 구사하셨다.
'신학과 종교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도인을 위한 지구 돌봄 안내서 (10) | 2025.07.04 |
---|---|
디오그네토스께 드리는 편지·디다케 (10) | 2025.07.04 |
마카비 혁명에서 3·1운동까지 (0) | 2025.05.22 |
탈기독교시대 평화 (0) | 2025.04.17 |
세계 종교의 역사 (6) | 2025.04.11 |